무항골 3

개운동 무항골 은행나무

이 나무 사진을 올리면서 한번도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있는데, 나무 뒤에 있는 야산엔 수 기의 무덤이 산재되어 있고, 그 무덤 한가운데에 가정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오늘 확인해 본 결과 사라져 있었습니다. 분명 산을 헤집고 뭔가 개발하려는 징조인 겝니다. 하여간 동네에 산 하나 있으면 깎아먹질 못해서 안달이니 원. 바로 인접한 이 나무까지도 쇳덩이가 쪼아댈 날이 머지않은 것입니다. 원주시 개운동 무항골 소재.

보호수 2022.03.17

개운동 무항골

무항골은 이곳으로 생육신 원호를 찾으러 온 병사들이 매번 짙은 안게에 가려져 그를 찾지 못하고 갔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때는 그렇게 유명한 사람도 찾아올 법한 곳이었나 본데, 지금은 안개보다 더 고요한 침묵만이 가득해 사람이 있다면 바로 눈에 띄여 들킬 것입니다. 온 동네가 공원으로 묶여 있던 탓에 한국전쟁 이후 판자촌의 모습이 그대로인데,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이 동네에서 마지막으로 시간이 멈춘 곳을 담아 봅니다.

마을 2022.01.27

개운동 무항골 은행나무

반백년 전에도, 반백년 후에도 지금이랑 같은 모습이었을 것 같은 무항골입니다. 변화가 오지 않는다면 이 나무는 반백년 뒤에 담쟁이덩굴로 다 뒤덮여 있을 겁니다. 잎에 무리만 주지 않는다면 그 모습이 제법 예쁠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반 잘린 몸뚱아리를 들고 간신히 연명하는 꼴이지만 말입니다. 노을지는 마을 풍경이 제법 쓸쓸합니다. 그때의 사진은 저의 게으름으로 가져오지 못하였으니 제 의지가 생기는 날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원주시 개운동 무항골 소재.

보호수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