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6

춘천 송암동 소나무

소나무 주변 어린나무들의 성장이 매섭습니다. 3년 전에는 나무가 아닌 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던 어린 나무들이 휘영청 소나무를 감싸안아 뻗어 가고 있습니다. 당초 의도대로 청와대로 넘어갔다면 자작나무의 하얀 간섭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가도, 청와대가 변한 것을 생각하면 전화위복 같기도 합니다. 가지 하나 하나에 꿈을 담은 듯이 뻗어 나간 손길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맑고 투명하기 그지없는 흰색과 초록색이 만나 어떤 신선한 풍광을 우리에게 선사하게 될지. 송암(松岩)의 이름값이 먼 미래까지 전해지길 기대합니다. - 나 무 정 보 - 춘천 송암동 소나무 ​ ​ 품격 : 춘천시나무 ​ 수종 : 소나무 ​ 수령 : 300년 ​ 수고 : 10m ​ 나무둘레(흉고) : 230cm ​ 고유번호 : 강원-춘천-4 ​ ..

보호수 2023.01.05

서곡리 아랫거리 소나무

살다 보면 이정표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은 지형지물부터해서 사람까지 각양각색입니다. 여기 큰 대로변에 서서 모두의 이정표가 되기 위해 움을 틔우고 있는 소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본디 마을의 수호신으로 있던 나무 같고 당집이 현재까지도 관리가 잘 되는 걸 보니 효험은 유효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인근에 있던 마을은 도로 개설로 쓸려나갔기에 연혁을 물을 만한 곳이 없습니다. 잃어버린 역사라면 지금부터 새로 써 보아야 겠습니다.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아랫거리들 소재.

수호수 2022.02.10

봉산동 능골 소나무

안녕을 위한 기원을 멈추지 않은 흔적이 이 소나무 아래에 있습니다. 새마을 운동이 떠오르는 1970년대의 슬레이트 건물에 유성매직으로 성황 글자를 새겨놓은 모습이, 이 두메 산골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의지를 집결하게 해 준 이 소나무가 유독 더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재동의 백송이나 보은의 정이품송처럼 휘황찬란하진 않더라도, 주변에 밭과 산밖에 없는 이 마을을 은은한 양초처럼 밝히는 나무입니다. 원주시 봉산동 능골 소재.

수호수 2021.09.09

서곡리 용수골 소나무 숲

용수골 또는 후리사라 불리는 이곳에는 사람 몸통만한 소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후리사라는 명칭이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절이 있었다는 뜻인데, 조선 시대에 후리사에 관한 기록은 검색해도 나오는 것이 없으므로 이 나무들은 절과는 딱히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물론 그 자태는 전국 어느 사찰에 있더라도 그 품격을 한껏 드높여줄 정도로 훌륭합니다. 계곡 밑에서 사진을 찍으면 더 잘 나올 법도 한데 민박집들이 다 가로막고 있습니다. 흉폭한 콘크리트 덕분에 나무의 배경도 한껏 옹졸해집니다.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용수골 소재.

보호수 2021.08.05

서곡리 서평동 소나무 숲

오래된 나무 중에 가장 젊은 나무들이 모인 곳, 젊은 나무 답게 신세대 문물인 마시멜로를 제물로 꿀꺽 삼키는 이곳, 그 마시멜로를 보며 침을 꿀꺽 삼키게 되는 이곳, 서곡리에서 가장 평탄한 곳에 위치한 서평동입니다. 당줄이 사방데에 처진 것을 보면 분명 저 같은 잡상인의 출입을 금할 법도 한데 외경스러운 당줄을 지니고도 버스정류장에 의자까지 들여놓은 걸 보면 사람하고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마을신이 깃들여 있나 봅니다.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서평동 소재

수호수 2021.07.15

서곡리 도매촌 소나무

복숭아와 매화가 가득한 이름을 가진 도매촌(桃梅村)에 있는 소나무입니다. 마을의 야트막한 언덕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것 같기도, 감싸는 것 같기도 한 채로 수많은 가지를 배배 꼬며 비스듬히 서 있습니다. 250년의 세월을 감추기 위해 중고등학생의 스포츠머리처럼 단장했지만 시련으로 가득한 몸통은 어쩌지 못합니다. 이제는 후손에게 자리를 넘기려는 듯 담쟁이와 이름 모를 나무들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 주며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도매촌 소재.

보호수 202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