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밑을 걷다 보면 양 옆에서 두 나무가 우산처럼 포근히 덮어줄 때가 있습니다. 보호받는 느낌을 좋아하는 저에겐 그 우산 아래의 공간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그늘입니다. 이 나무에게도 그런 그늘이 있습니다. 한 쪽 가지는 잃어버렸지만 수명이든 크기든 자신의 십분의 일도 못 미치는 작디 사소한 생명 하나 감싸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해 줄 수 있는 건 없고, 살천스런 바람에 비늘이나 날리지 말라며 두어 번 꾹 꾹 눌러 줍니다. 원주시 흥업면 대안리 소재.